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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은 '합헌'… 대체복무제 미비는 '헌법불합치'
작 성 자 최고관리자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병역법 제88조 1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한 것은 위헌이라고 볼 수 없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들이 대체복무를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시급히 관련 조치를 마련하라는 뜻이다.


헌재는 28일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했다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이 낸 헌법소원 사건(2011헌바379 등)에서 병역의 종류를 정한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각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조항인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4(일부위헌)대 1(각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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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날 선고에서 결정이유를 밝히기에 앞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가리키는 것일 뿐 병역거부가 '도덕적이고 정당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여 병역의무이행은 '비양심적'이 된다거나, 병역을 이행하는 병역의무자들과 병역의무이행이 국민의 숭고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이례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헌재는 우선 병역의 종류를 현역과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으로만 제한하고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1항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병역의 종류를 5가지로 한정적으로 열거한 병역종류조항은 모두 군사훈련을 받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양심적 병역의무자에게 병역종류조항에 규정된 병역을 부과할 경우 그들의 양심과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을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교도소에 수감할 수 있을 뿐 병역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으므로,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병역자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며 "국가가 관리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전심사절차와 엄격한 사후관리절차를 갖추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복무의 난이도나 기간과 관련하여 형평성을 확보해 현역복무를 회피할 요인을 제거한다면 대체복무 심사의 곤란성과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의 증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병역의무의 형평을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이유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거나 그 도입을 미루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이와같은 대체복무 입법개정시한을 2019년 12월 31일로 못박았다. 국회가 이때까지 개선 입법을 하지 않으면 2020년 1월 1일부터는 병역법 제5조 1항 자체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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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대해 안창호·조용호 재판관은 "병역종류조항에 대체복무를 규정하라고 하는 것은 병역법 및 병역종류조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항을 신설하라는 주장"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 이와 같은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은 그 자체로 허용되지 않으므로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김창종 재판관은 "청구인들은 입영 또는 소집처분을 받고서도 이에 응하지 않아 기소되었고, 법원 역시 병역법 제88조 1항에 따라 청구인들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며 "따라서 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처벌 조항인 병역법 제88조 1항뿐"이라며 역시 각하 의견을 냈다.

반면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처벌 근거 조항인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형벌로써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이같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종류조항의 입법상 불비와 양심적 병역거부는 처벌조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해석이 결합되어 발생한 문제일 뿐, 처벌조항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병역종류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입법부의 개선입법 및 법원의 후속 조치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은 이번이 네 번째다. 헌재는 2004년 8월과 10월, 2011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해당 병역법 조항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진성 소장과 김이수·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병역종류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는 이상,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은 중요하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한정해 볼 때 형사처벌이 특별예방효과나 일반예방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처벌조항이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는 그다지 크다고 하기 어렵다"며 일부위헌 의견을 냈다. 


김창종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처벌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당해사건 재판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의 인정이나 평가 또는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의 처벌조항의 단순한 포섭·적용에 관한 법원의 재판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므로,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의 취지에 비춰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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