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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주식 시세조종’ 치열한 법리 공방 예상

작성일 : 2024.02.27 조회수 : 217

카카오 임직원들이 SM 주식을 시세조종하고 자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SM주식 시세조종' 의혹 사건 관련 영장 청구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클레이 코인' 사건에서는 피고발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M 시세조종, 장내매수 합법?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박건영 부장검사)는 13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검찰에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을 벌일 때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 원을 들여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 이상으로 띄운 혐의(시세조종)를 받는다. 또 SM엔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도 주식 대량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사건은 아직 특사경이 맡고 있다. 특사경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에서 수사를 이어간다.

 

검찰·특사경과 카카오 측 변호인단 간의 치열한 법리 다툼도 예상된다.

 
변호인단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장내매수로 대응한 것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한다. 그간 여러 기업이 공개매수에 장내 매수로 방어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한 사모펀드가 샘표식품 지분을 주당 3만 원에 공개매수하려 했지만, 백기사로 등장한 풀무원이 샘표식품 주식을 장내 매수해 방어한 바 있다. 같은 해 메리츠화재도 제일화재 공개매수에 뛰어들었지만, 한화그룹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이를 저지했다. 한화그룹은 9개 계열사를 동원해 이틀간 제일화재 지분 4.6%를 장내에서 사들였고, 당시 제일화재 주가는 공가매수가 1만 5525원을 훌쩍 넘긴 2만 원대로 급등했다.


변호인단 측은 5%룰 위반 혐의도 부인했다. 특사경은 카카오와 특수관계인의 SM엔터 지분을 합하면 5%가 넘는다고 보지만, 변호인단 측은 공모 관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미 계열분리된 회사도 있어 특수관계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변호인단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나 SM엔터 소액주주 등 어떤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유감"이라며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5%룰'인 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주식등의 대량보유 등의 보고)은 개인이나 기관이 상장·등록 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경우 금감원에 보유 상황, 보유 목적 등을 5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한다. 카카오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엔터 지분을 4.91% 가지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 공개매수 진행 당시 SM엔터 지분을 대량 매수한 기타 법인이 카카오의 특수관계인으로 드러날 경우 5%룰 위반 소지가 있다.

 

 

자회사 통해 코인 횡령 의혹도
검찰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자회사를 통해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이를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남부지검은 최근 해당 사건을 가상자산합동수사단에 배당하고,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지난달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은 남부지검에 김범수 센터장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 시민단체는 이들이 카카오 자회사였던 클레이튼을 통해 가상자산 클레이를 발행하고, 투자·보상·용역비 등 각종 명목으로 가상자산을 나눠 가진 후 바로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클레이튼은 2019년부터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하다 지난해 초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인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이관됐다. 3월 싱가포르 비영리법인인 클레이튼재단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카카오로부터 독립했다.


이 사건에는 김범수 센터장이 연루돼 있어, 카카오는 한동안 사법 리스크에 휩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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