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입사자 35%가 서울대 로스쿨 출신
첫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된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대 대형로펌 가운데 8개 로펌에 입사한 변호사 1500여 명 중 3분의 1이 넘는 34.7%가 서울대 로스쿨 출신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연세대 로스쿨 출신자들까지 합한 이른바 '스카이(SKY)'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총 66.7%였다.
한편 로스쿨 1~5회 졸업생이 변호사가 된 2012~2016년 로스쿨 출신 8개 로펌 입사자 수는 100명이 채 안 됐다. 이 시기까지 로펌들이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을 함께 채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2013년 사법시험 폐지 후 연수원 출신 신입 변호사가 점차 감소해 2020년대 들어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인재 쟁탈전 속 불가피한 현상" 대 "로스쿨 다양성 필요"
최근 A 대형로펌에서 B 대형로펌으로 변호사가 이직하는 등 대형로펌 업계에서도 변호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로펌 매출도 매년 달라지는 등 법조 시장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형로펌 최고위 관계자는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로펌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출신 로스쿨 등 제한된 정보 속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SKY 로스쿨' 등이 다수인 것은 불가피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로펌에서 채용을 담당 중인 한 변호사는 "채용 담당자로서 자기소개서나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등 정성적, 정량적 지표를 따져보면 상위권 대학 로스쿨에 지표가 높은 학생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게 전체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로펌에선 학벌, 학력과 무관하게 특별한 탤런트(재능)를 갖고 있는 변호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학력·학벌 다양성'을 취지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희대 로스쿨 원장을 지낸 정형근(66·사법연수원 24기) 법무법인 한미 변호사는 "변호사시험 같은 시험 성적만을 토대로 대형로펌 합격자를 가른다면 SKY 로스쿨 출신이 60%를 넘는 비율은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로펌 대다수가 재학 중 인턴십을 통해 빠르면 1학년 겨울에서 2학년 여름, 늦으면 3학년 여름방학에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어서, 졸업 직전 치르는 변호사시험의 의미도 퇴색된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홍윤지 기자 hyj@lawtimes.co.kr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