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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법률산업혁명] 국내외 리걸테크 산업 현황

작성일 : 2023.11.30 조회수 :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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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른 리걸테크 산업 발전 추이에 법조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국내 리걸테크 기업들은 현재까지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00억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받은 곳도 몇 군데 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 7600여 개의 리걸테크 기업이 있지만 한국은 30개 정도로 걸음마 단계다.


로앤굿 민명기 대표는 국내 리걸테크 산업을 두고 “이제 막 크기 시작한 단계”로 평가했다. 민 대표는 “리걸테크 산업은 일단 시장이 형성되면 시장에 기술이 적용되고, 비로소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는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의 리걸테크는 이제 시장이 형성되는 수준이라 흑자를 낸 기업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특히 “로톡 사태 이후 불법성 논란에서 겨우 해방돼 시장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AI 기술이 급격히 발달해 사실상 시장 성숙도에 비해 기술 발전이 더 빠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걸테크 전문가들은 해외에서도 법률과 행정 분야에 AI가 많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리걸테크 기업들은 미성숙한 시장 속에서 급변하는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리걸테크 산업의 발달은 결국 AI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리걸테크 서비스가 실제 법조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유의미한 수단으로 안착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고, 그에 대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



국내 리걸테크 대표 서비스는 ‘판결 검색’

리걸테크 대표 서비스에는 우선 ‘판례검색’과 ‘법률정보 제공’이 있다. 이는 변호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비스다. ‘엘박스’는 300만 건의 판결문 DB를 기반으로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가입자는 약 8만3000명이며, 총 500여 개의 법인·기관이 이용하고 있다. 법률 리서치 분야 필수적 사이트로 평가받는 엘박스는 이용 변호사 수가 1만6000명에 이른다. 법률정보 검색 서비스로는 로앤컴퍼니의 ‘빅케이스’도 있다. 빅케이스는 330만 건의 판례 DB와 AI 기술을 활용해 쟁점별 법률 정보, 유사 판례 등을 검색·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입자는 변호사 등을 포함해 약 3만 명이다. 또 다른 주요 서비스로는 ‘법률문서 자동화’가 있다. 아미쿠스렉스의 ‘로폼’은 누구나 손쉽게 필요한 법률문서를 작성하도록 돕는다. 근로계약서부터 기업 투자계약서까지 약 200만 개 이상의 사례를 AI로 자동 작성해 준다. 로폼은 이 기술로 특허까지 받았다. 외국 법률문서를 자동으로 번역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AI LingGo는 ‘OTran AI 법률 번역’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업무에 따라 다양한 번역본을 제공한다. 현재 이용자 수는 변호사를 포함해 약 2000명 정도이며, 5대 로펌과 정부기관 등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로는 ‘로톡’과 ‘로앤굿’이 있다. 로톡은 변호사에게 온라인 광고 기회를 제공한다. 작년 한해 동안 서비스 방문자 수가 2300만 명에 이르는 로톡은 11월 15일 기준으로 변호사 회원 수 약 2400명을 기록했다. 로앤굿도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뢰인은 본인의 법률 문제에 관해 사전 질문지를 작성하고, 변호사 회원은 의뢰인에게 제안서를 발송한다. 의뢰인은 변호사의 제안서를 비교해 본인이 원하는 변호사와의 상담과 선임을 진행하게 된다. 로앤굿의 총 방문 건수는 300만 건이고, 변호사 수는 약 1500명이다.


다만 이 같은 서비스도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출발점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는 “미국은 리걸테크가 소송 결과를 예측할 뿐만 아니라, 특정 법원 판사의 판결 경향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며 “한국은 아직도 어떤 사안에 대해 적절한 판결을 매칭시키는 정도인데, 그 원인은 AI가 충분히 학습할 만큼의 DB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리걸테크 서비스 어디까지 왔나

스탠포드 로스쿨 법률정보센터는 리걸테크 서비스 영역을 △변호사 검색 △법률문서 자동화 △실무수습 관리 △판례분석 및 전략수립 △법률정보 제공 △준법감시 △법률교육 △온라인 분쟁해결 △전자증거개시 등 9가지로 나눴다. 해외에선 ‘변호사 검색’ 영역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2023년 10월 말 기준 전세계 리걸테크 기업 수는 7625곳이다. 이는 앞서 9월 7486곳을 기록한 이후 한 달 새 약 140곳이 늘어난 수치다. 리걸테크 기업에 대한 전체 투자 규모는 16조 원이며 그 중 약 25%가 최근 2년 내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미국은 리걸테크 성장세가 가장 높은 국가다. 트랙슨 보고서에 따르면 리걸테크 산업에서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9곳으로 나타났다. 그중에 미국은 6곳이나 포함됐다(나머지는 중국 1곳, 캐나다 1곳, 싱가포르 1곳). 약 97%의 미국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약 1600만 건의 법률상담 글이 게재되는 ‘AVVO’, 법률문서 자동작성 플랫폼 ‘LegalZoom’, 법·판례·규제 정보 등을 AI와 빅데이터 기술로 수집하고 분석해 전세계 정부부처 등에 제공하는 ‘FiscalNote’, 법률문서 검토·증인신문 준비·유사 판결문 검색·계약서 분석 등 AI법률 비서를 제공하는 ‘Casetext’ 등이 대표적 리걸테크다. 이 밖에도 ‘Trust & Will’, ‘Everlaw’, ‘Rocket Lawyer’, ‘DoNotPay’ 등의 기업이 있다.


인공지능 규제를 선도하는 유럽도 리걸테크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에선 기업 고객에게 전문변호사 그룹을 파견하고, 변호사 수임료의 10% 수수료를 취득하는 ‘LEXOO’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LAWBITE’가 있다. 일본에선 일본변호사연합회가 2018년 ‘변호사정보 제공 웹사이트 게재에 관한 지침’을 의결하고 법률 플랫폼 규제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이후로 ‘벤고시닷컴’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벤고시닷컴은 개인과 기업 고객들이 원하는 변호사를 검색하고, 연락할 수 있는 법률 플랫폼을 제공한다. 2014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뒤 현재 일본 변호사의 50%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챗GPT를 활용한 법률상담 서비스까지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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