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펀드들이 ‘행동’에 나섰다. 기업 이익의 주주환원율을 높이려는 주주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겠다며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힘입어 소액주주들이 주주 이익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손을 잡고 ‘자사주 소각’과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이사 후보자를 제안하겠다고 공시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삼성물산이다. 내달 15일 열리는 삼성물산 정기 주총을 앞두고,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과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의 연합이 주주환원율을 높이라는 취지로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을 주주제안했다. 이들의 지분 합계는 1.46%다.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보통주 1주당 4500원(우선주 4450원) 배당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2550원(우선주 2600원) 배당을 안건으로 올렸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고되자 삼성물산은 이례적으로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호소했다.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 요구대로 현금이 유출될 경우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에도 행동주의펀드가 변수가 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라데팡스가 한미약품과 OCI그룹의 통합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배제된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자신들을 비롯한 6명의 신규 이사 선임안을 제안했다. 이사 선임을 통해 직접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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