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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3인 빈자리··· 여 1 야 1, 나머지 1 놓고 ‘수싸움’

작성일 : 2024.10.21 조회수 :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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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왼쪽부터)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요약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7일 퇴임했지만 후임 선출이 지연되고 있다.
▶ 여야는 국회 몫 재판관 선출 방식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후임 인선이 답보 상태이다.

 

이종석(63·사법연수원 15기) 헌법재판소장, 이영진(63·22기)·김기영(56·22기) 헌법재판관이 17일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하면서 후임 후보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세 사람은 국회 선출 몫 재판관인데, 현행법상 국회 몫의 재판관 선출 방식에 대해선 별도의 규정이 없다. 선출 방식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해 아직까지 이들의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소장과 두 재판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6년 임기 마치고 퇴임

이날 대강당은 퇴임을 축하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강당 뒤편에 사람들이 서 있어야 할 정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소장은 퇴임사에서 헌법재판소에 근무한 지난 6년은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국민들께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퇴임을 하는 순간에도 현재 헌법재판소의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두 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소장 취임 당시 업무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임기 동안 이를 위해 사전심사부를 신설하고 전속부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연구부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내년도 연구관의 정원을 증원하는 예산안을 마련했는데, 올 상반기 다수의 미제사건이 감소한 성과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개선방안의 성과와 장단점을 분석하는 작업이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 년 사이에 권한쟁의심판, 탄핵심판과 같은 유형의 심판사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정치적 성격의 분쟁이 사법부에 많이 제기되는 이른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나타나면 뒤이어 사법의 정치화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고, 재판의 독립에도 노력하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소장은 마지막으로 “재판소와 가족 여러분 곁을 떠난다”며 감사 말씀을 남기는 순간, 잠시 울먹거림과 함께 목이 메이기도 했다.


이영진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헌법을 국가의 심장이라고 한다면, 헌법재판은 그 심장을 뛰게 하는 박동’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헌법재판을 할 때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면서 사회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조정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헌법의 생명력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재판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속한 사건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후임 헌법재판관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건의 심리와 처리는 더욱 정체될 것을 우려했다.


김기영 재판관은 퇴임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울먹거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잠시 말을 아꼈고 좌중에서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재판관은 “이럴까 봐 AI(인공지능)에게 퇴임사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한자 한자 준비하다가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것 같다”면서 웃음 지은 뒤 다시 퇴임사를 이어갔다.


김 재판관은 “헌재를 떠나면서 한편으로는 섭섭하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을 벗는다는 시원함을 느낀다”며 “6년 동안 여러 사건들을 접하면서 사건과 선례와의 사이에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점을 잘 드러내고 또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담은 의견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돌아보면 그런 생각을 실천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앞으로 재판소에서 훨씬 더 좋은 결정을 많이 하실 것이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후임 누가 될까··· 정치권 후보 물망은

이 소장과 두 재판관의 후임 인선은 현재 답보 상태다.


헌재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 중 3명은 국회에서 3명은 선출한다. 2018년에는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은 각각 원내교섭단체인 자유한국당(야당), 바른미래당(원내 3당), 더불어민주당(여당) 추천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현재는 교섭단체가 2곳뿐이다.


여야는 추천 몫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야는 각 1명씩 추천하는 몫을 제외한 나머지 1자리를 두고 여야 합의로 추천할지, 야당이 추천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썬 국정감사를 마친 뒤 양당이 이와 관련해 의사소통을 마쳐야만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종석 소장을 다시 한번 여당 몫으로 추천한 뒤 소장을 연임하도록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이를 위해선 재판관 몫으로 임명된 뒤 또다시 소장 몫의 청문회와 본회의 통과 절차를 겪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소장이 11개월간 임기 동안 사건 처리 효율성을 높이고 헌재를 안정화했다는 측면에서 연임에 무게를 싣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측에서 거론되는 후보는 김성주(57·26기) 광주고법 고법판사와 정계선(55·27기) 서울서부지법원장 등이다. 김 고법판사는 광주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지역법관으로, 고법판사 지원 첫해에 광주고법 고법판사로 지원해 지금까지 근무했다. 법리와 원칙에 입각한 판단을 하는 인물로,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재심 개시결정과 최종 무죄선고 시까지 쭉 주심으로 사건을 처리했다.


정 원장은 그동안 꾸준히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됐던 인물이다. 제3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그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사건을 맡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정 원장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다. 남편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56·34기) 변호사다. 정 원장은 오래전부터 야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 1순위로 점쳐지기도 했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김지현 기자  kimjh@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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