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규제, 미국은 초당적 합의” - 진 버러스 앱공정성연대 고문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는 현시점에서 디지털 플랫폼 규제의 속도와 국제적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적절한 법이 없으면, 기존 법이 만든 독점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경쟁과 혁신이 유지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진 버러스(Gene Burrus) 앱공정성연대 글로벌 정책 고문은 19일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지배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반경쟁적인 행위를 다룰 때, 기존 경쟁법은 느리고 불확실해 이러한 행위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에 대한 사전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러스 고문은 19일 제2회 법률신문 히어로 이슈 토론회에 참석해 ‘디지털 플랫폼 규제법, 해외 입법 동향과 한국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반독점과 경쟁법 전문가로서 2023년 버러스 경쟁 전략(Burrus Competition Strategies) 창립자며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 법무 부총괄로 15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아메리칸 에어라인 반독점법 변호사로 활동하며 스포티파이(Spotify) 글로벌 경쟁 정책 감독과 맥킨지 사외 고문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MS 법무 부총괄 및 스포티파이 글로벌 경쟁 정책 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는데 반독점 및 경쟁 회복 분야에서 이룬 주요 성과는
MS 근무 당시, EU와 미국에서 구글을 대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한 과정을 연구한 게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고 싶다. MS에서 얻은 발견과 교훈을 바탕으로 다른 주요 디지털 플랫폼에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이후 스포티파이에서는 애플의 지배적인 모바일 플랫폼이 경쟁과 시장에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규제하며 이를 억제하기 위해 새로운 법률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EU의 디지털 시장법(DMA), 영국의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 법(DMCC), 미국의 오픈 앱 시장법(OAMA)과 같은 성공적인 입법 성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돼 한국에서도 효과적인 법률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빅테크 기업은 본사가 해외에 있어 규제 집행이 어렵다 보니 국내 플랫폼 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법이 경쟁을 제한하거나 방해할 수 있는 진정한 게이트키퍼(Gatekeeper·문지기) 권력을 가진 기업에만 적용되도록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이트키퍼 권력을 가진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미국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한 국가가 대규모 해외 기업의 행위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더라도 여러 국가가 유사한 법률을 제정하면 국제적 협력을 통해 규제 집행과 혁신 촉진이 더욱 쉬워질 것이다.
- 트럼프 당선 후 강화된 “미국 우선” 정책이 한국의 플랫폼 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지배력과 남용 문제는 미국에서도 초당적으로 합의된 사안이다. 바이든과 트럼프 행정부 모두 이러한 플랫폼의 시장 권력 제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의 이익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의 플랫폼 법은 미국 정책과 충돌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양국이 소비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